"후임목사와 은퇴목사" <3.15.2019>
이수관목사 2019-03-15 22:41:11 1815

 

최영기 목사님이 은퇴에 관하여 몇번 말씀하시고, 바로 밑에서 은퇴목사와 후임목사라는 원장 코너를 쓰셨습니다. 읽으면서 최목사님은 주로 전임목사의 입장에서 얘기를 하셨으므로 저는 후임목사의 입장에서 얘기를 해 보면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한번 적어 봅니다.

 

제가 한국의 한 기업체의 지사원으로 휴스턴에 부임한지 1년이 막 지나던 무렵 점심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최목사님은 저에게 신학교에 가지 않겠냐고 물으셨습니다. 당시 저에게는 그것이 처음이 아니었고 부르심의 긴 과정 가운데 있었기 때문에 그 말씀을 듣는 순간, ‘! 주님께서 나를 부르고 계시는구나하고 강하게 느낄 수가 있었고, 또 최목사님이 워낙 존경스러운 분이셨기 때문에, 후임은 생각할 것도 없이 최목사님의 사역을 옆에서 돕다가 그만 둔다고 해도 영광이고 하나님께서 칭찬하실 거라는 확신이 있어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2000년 봄에 사우스웨스턴 신학대학원에 입학을 했습니다. 하지만 거의 2년동안은 직장 생활에 집중 하느라 최소한의 수업만 들었고, 2003년에 직장을 그만 두면서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해서 2006년에 졸업을 했습니다. 결국 최목사님의 후임으로 담임목사가 되기까지 12년 동안 이 교회안에서 전도사, 부목사, 동사목사를 경험했고, 동시에 목자, 초원지기, 평원지기를 모두 경험했습니다.

 

최목사님은 뭔가를 하나하나 가르쳐 주기 보다는 제가 하면서 스스로 배우도록 하는 스타일이셨기 때문에 하나씩 하나씩 사역을 맡겨 주셨고, 덕분에 저는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사역을 배워 갈 수 있었습니다. 전도사 시절부터 목사님 부재 중에는 예배를 인도하고 설교를 하도록 하셔서 자연스럽게 예배 인도와 설교를 배워 나갈 수 있었고, 삶공부를 개발하도록 하셔서 2002년에는 새로운 삶을, 2003년에는 예비부부의 삶을, 그리고 2006년에는 청소년 부모의 삶을 개발해서 인도하면서 가르침의 은사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

 

2006년에 목사안수를 받고 나서부터는 좀 더 본격적으로 업무를 넘겨주셨는데, 설교도 목사님 부재시뿐 아니라 규칙적으로 한 달에 첫주는 제가 하도록 했고, 1년에 세번하는 생명의 삶을 처음에는 목사님이 두번, 제가 한번, 시간이 지나면서 나중에는 목사님이 한번, 제가 두번 이런 식으로 넘겨주셨고, 2007년 동사목사가 되어서는 수요설교, 결혼식 주례, 장례식 집례는 제가 전적으로 맡도록 하셨고, 교단 관련업무는 제가 교회를 대표해서 참석 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자연스럽게 교회안에서 입지를 키워갈 수 있었고, 성도님들도 새로운 사람에게 적응해야하는 어려움이 없이 자연스럽게 저를 받아드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10년 동안의 목자와 초원지기의 경험은 저로 하여금 사람을 대하는 목회를 배우도록 했습니다. 사실 목회에 대한 경험이 없는 제가 불쑥 담임목사를 맡고도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이유는 목장 경험 10년동안에 수 많은 VIP와 초신자를 만나고 사람을 키우면서 목회의 많은 부분을 이미 배웠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연수 오신 분들이 저도 후임을 그런식으로 키울 예정인가 하고 물으시는데, 저 또한 이 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고 믿기 때문에 당연히 그럴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방법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특별히 후임에 입장에서 보면 존경받는 전임목사님의 후임으로 지명되어 큰다는 것은 스트레스가 많은 자리임은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오랜시간 동안에 전임목사와 후임목사가 평화스럽게 공존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뒤돌아 보면 그런면에서 최영기 목사님과 저는 (좋은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콤비였던 것 같습니다. 일단 저는 최목사님의 밑에 있으면서 철저하게 그 분의 권위에 순종하려고 했고, 그 분의 그림자도 밟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당시 제가 마음에 담았던 것이 압살롬 같은 사람이 되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역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다윗에게로 향하는 백성의 마음을 가로채려 했던 압살롬처럼 저 역시도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최영기 목사님도 저에 대해서 절대로 질투하거나 경계하지 않고 마음껏 밀어주셨습니다. 물론 제가 그 분의 질투의 대상이 될 정도는 아니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 대한 과한 칭찬이 들릴 때도 기뻐해 주셨습니다. 어느날 저에게 오셔서 사람들이 어떨 땐 당신 설교가 나보다 낫데. 난 그런 얘기를 들을 때 너무너무 행복해~’ 하시며 활짝 웃으며 허그를 해 주시던 분이셨습니다. 전임과 후임이 이 두가지를 가지고 있을 때만이 이런 모델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임 목사님이 은퇴를 하고 난 후에 후임목사가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은 아마도 전임목사의 흔적을 지우고 싶은 유혹일 것입니다. 후임목사 입장에서는 본인이 아무리 최선을 다한다 하더라도 성도님들은 늘 전임목사에 대한 얘기를 합니다. 그럴 때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드려야 합니다. 특별히 존경받던 목사님의 후임이라면 어쩌면 본인이 은퇴할 때까지도 들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받아드리지 못할 때, 전임의 흔적을 지우고 싶은 유혹이 들고, 그것이 결국 실패의 원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즈음 늘 뉴스에 오르 내리는 한국의 한 큰 교회 목사님도 그런 문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너무나 컷던 전임목사님의 흔적을 지우고 싶어했고, 그것이 무리하게 예배당을 키워서 옮기는데 열중하는 계기가 되었고 결국 적을 만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결국 목회에서 내 영광을 찾으려고 하면 그것이 몰락의 길인 것 같습니다. 그저 하나님의 종으로서 이름없이 쓰임을 받다가 가겠다고 생각하고, 자꾸 자리와 이름이 높아지는 것을 두려워 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최유정 : 마지막문구가 마음에 새겨집니다. 그리고 하늘 상급이 어마아마 할것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인정해주시는 칭찬을 받으며 ... 상상해보니 ... 너무 벅찬 기쁨 입니다. (03.16 02:23)
조근호 : 제목이 타이밍 상 절묘하여 매치가 되니 좋은 공부가 됩니다.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03.16 02:51)
유병훈 : 두 분모두 개인의 욕심보다 하나님의 사역에 더 초점이 맞춰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교회에 좋은 모범과 모델이 되어주신 최목사님과 이목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03.16 02:57)
박명국 : 아멘!! 입니다. 전임자는 후임을 배려하고 후임 역시 전임에 대하여 세심한 배려가 있을 때 주님이 세우신 교회가 계속해서 건강하게 세워지고 성도닝들도 스트레스 없이 행복한 신앙생활 하리라고 봅니다. 귀한 글 잘 읽었습니다. (03.16 04:53)
최영기목사 : 이 목사님, 내 후임이 되어 주어서 너무 너무 너무 너무 고마워요! (03.16 05:36)
구정오 : 착하고 충성되신 이수관목사님께서 아주 중요한 사실을 솔직하게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3.16 06:31)
김영길 : 와~정말 아름답고 성숙한 두분의 걷는 모습이 존경스럽고 부럽습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관계를 구체적으로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국제 가사원 회원이 된 것이 이토록 자랑스러울 수가 없습니다. 두분에게 다시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03.16 08:46)
장경혜 : 목회만큼 은퇴를 잘해야 하는데 전임과 후임 관계의 본을 잘 보여주시고 가정교회를 은퇴하는 목사님들에게는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모델이 되어주셔서 두분께 감사드립니다. (03.16 13:42)
오명교 : 아름다운 퇴장과 진실한 섬김을 봅니다. 좋은 모델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03.16 16:16)
안중건 : 두 선배 목사님들의 아름다운 존중과 인정의 모습이 참으로 멋있습니다. 진정한 리더쉽의 모습을 보며 큰 도전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03.16 17:37)
이동근 :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03.18 00:24)
배영진 : 멋지네요.^^ (03.18 03:09)
김기섭 : 최영기목사님같은 전임목사님을 만나는 것도 기적같은 일이고 이수관목사님같은 후임목사님을 만나는 것도 기적같은 일같습니다. 그런 인격을 갖춘 전임자도, 후임자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규모가 큰 교회의 이상적인 전임자와 후임자의 모델이 되어 주셨네요. 아주 작은 교회는 전혀 그림이 그려지지 않지만 규모가 작은 교회에도 그런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 주시는 분들이 나타나길 소망합니다. (03.18 03:22)
전영욱 : 스승과 제자의 바른 관계를 잘 보여주시고, 동등한 입장에 서기까지 후임을 세워가시는 최목사님과 스승의 그림자라도 밟지 않으시면서도 스승의 자리를 아름답게 이어받아 사역하시는 이목사님, 존경하고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제가 가는 길에 많은 실수를 줄일 수 있도록 성경적인 리더쉽을 보여주신 두 분께 다시 한번 더 감사를 드립니다. (03.18 08:32)
오민아 : 그 어떤 감동 드라마보다 더 강한 감동이 밀려옵니다. ㅠㅠ (03.18 18:30)
박경남 : 그 스승에 그 제자십니다^^
나도 이런 멋잇는 전임과 후임관계이고 싶습니다
전임의 그림자를 지워서는 안 된다와 후임을 보면 행복하다는... (03.19 04:43)
김원기 : 저는 아직도 후임을 못만나 오도 가도 못하고 있습니다. (03.19 08:19)
전두선 : 한국교회에 리더쉽 승계의 귀한 본이 되어 주셨습니다. 존경하는 두분의 동역과 승계가 모범이 가정교회 안에서 계속해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03.22 01:33)
최영호 : 최영기 목사님과 저는 (좋은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콤비였던 것 같습니다. 일단 저는 최목사님의 밑에 있으면서 철저하게 그 분의 권위에 순종하려고 했고, 그 분의 그림자도 밟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저에게도 필요한 지혜이며 태도인 것같습니다. 구체적인 안내와 모범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03.24 15:56)
최지원 : 정말 두 분 멋있으세요. 이수관 목사님 글도 뭉클하고.. 댓글에 최영기 목사님이 남기신 글 읽으면서도 가슴이 찡합니다. (03.27 20:21)
이경준 : 바로 앞에 좋은 샘플이 되어주셔서 본받을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은퇴하실 목사님, 새로 담임목사로 부임하실 분들에게 귀한 교보재가 되실 것입니다. (03.27 23:38)
양수지 : 아름다운 분들과 함께하는 인생이 참으로 복되고 감사합니다...!
우리도 이렇게 다함이 있게 사역 하다가 아름다운 이런 물림 꿈꾸어 봅니다~~ (03.29 19:36)
한상우 : 본 받을 수 있는 귀한 멘토가 되어주시고 따라갈 만한 멋진 모델이 되어주시는 두 분께 중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꾸우~뻑! (04.01 15:45)
남인철 : 글을 읽었지만, 댓글을 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초원모임에서 가사원홈피 활동하라고 하셔서 댓글 답니다^^. 최영기 목사님과 이수관 목사님을 알고 배울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큰 축복입니다. 더 본받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계속 좋은 모습 보여주십시요. (04.07 19:41)
반흥업 : 평범한 것 같지만 평범하지 않은 교훈이 있습니다. 두분 다 존경합니다~^^ (07.1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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