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목사? 나쁜 목사?"<2.19.2021>
이경준목사 2021-02-19 03:20:06 441

오래 전의 일입니다. 교회에서 승합차를 마련하기 위해 중고차를 하나 구입하였습니다. 보통 새 차를 구입하​면 구입한 날로부터 몇 년 이내, 또는 주행거리 몇 km까지는 무상으로 수리를 해주는 항목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 차를 구입한 후에 무상으로 수리(A/S)를 받기 위해 자동차 정비소에서 점검을 하였는데, A/S를 해줄 수 있는 주행거리를 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계기판에 나온 주행거리와 실제 주행거리가 다른 것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차를 판 사람이 계기판 주행거리를 작게 나오도록 조작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선 내용증명을 차를 판 사람에게 보내도록 지시를 하였습니다. 내용증명이란 법률서식으로 법적인 절차를 밟기 전에 미리 알아야할 내용을 통보해 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 내용으로 편지를 보내는 것이지요.

귀하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로 시작을 합니다. 그리고 일전에 판 자동차의 주행거리를 계기판에서 조작을 한 것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그 때문에 자동차 판매대금을 실제 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그 차액을 돌려주든지, 아니면 환불해주고 자동차를 되돌려 받으라는 통보를 합니다. 최악의 경우 마지막에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형사고발을 하거나 법적인 단계를 밟을 것이므로, 신속한 조치 및 연락을 기다립니다.”라는 문구를 넣어 공신력 있는 문서를 만들어 상대방에게 발송합니다.  

이런 일을 경험해 보지 않은 분들은, 왜 목사인 제가 너그럽게 일을 처리하지 아니하고 법적으로 일을 처리하려 하는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물론 저도 사람을 고발하고 법원에 가서 판사 앞에서 일을 처리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주먹을 불끈 쥐고 싸울 생각은 더욱 없습니다. 더구나 저는 싸울 줄도 모르고 싸움을 해본 적도 없습니다. 그러나 생각을 해보십시오. 차 값을 수백만 원 더 받기 위하여 계기판의 주행거리를 조작할 정도의 사람과 점잖게 이야기를 해서 원만한 결론을 길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한 사람에게는 내가 법을 아는 사람이다.”라는 인식을 시켜주면,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올바른 태도를 취하게 됩니다.

모든 사람에게 제가 법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덤벼드는 것은 아닙니다. 정말 불쌍한 사람에게는 당연히 긍휼을 베풀어야지요. 그러나 위의 경우와 같이 질이 좋지 않은 사람을 대할 때는 우선 내용증명과 같은 법적인 첫 단계를 밟아놓고 일을 진행해야 정당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했더니 어느 분이 저에게 목사님은 착한 목사님은 아니시네요.” 하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래요? 그런 식의 착한 목사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만일 그분이 이야기한 것처럼, 제가 착한 목사(?)’가 되어 내용증명을 보내지 아니하고 당사자를 만났다고 가정을 해보지요. 계기판의 주행거리까지 조작을 한 사람이 부당하게 취한 수백만 원을 순순히 바로 저에게 돌려줄까요? 그럴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만일 그럴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처음부터 그렇게 악한 일을 하지 않았겠지요.

만일 그 결과 제가 돈을 제대로 받아내지 못하면, 미터기를 조작하는 악한 행동을 한 사람에게는 제가 착한 목사가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결국 교회에 손해를 입히는 나쁜 목사가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교회 재정에 손해를 입히면서 악한 사람에게 돈을 더 주고, 저는 착한 목사가 된다면, 그것은 착한 목사가 아니라 제 직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지요. 그런 식의 착한 목사가 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과연 착하다는 말의 정의를 여러분들은 어떻게 내리고 계십니까? 미가서 6:8무엇이 착한 일인지를 주님께서 이미 말씀하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공의를 실천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라고.


최영기 목사 : 100% 동의합니다. ^^; (02.19 07:17)
임관택 : 옳은 목사와 착한 목사...가 같은 목사이겠다라는 마음이 듭니다. ^^;
때로 옳음이 나쁨으로 여겨지는 그러한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공대생 출신이라 늘 기준, 가이드라인, 메뉴얼등을 세우기 좋아하고 그렇게 적용하려고 하다보니 때로 성도님들 입장에서는 차가운 목사, 힘든 목사...그렇게 여겨지는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
원장님의 귀한 통찰력의 은혜의 글에 감사를 드립니다. (02.19 15:47)
이미숙 : 목사님의 사이다 같은 결단력. 주님께서 행하게 하신일로 보입니다 목사님. 옳지 않은 일은 옳지 않다고 말해주는 것, 순교자의 정신 아닐까요? (02.19 18:05)
김제효 : 감사합니다. 바른 목회 성경적 목회, 영적 교회 가정교회... 참 감사합니다. (02.19 18:41)
구정오 : 멋집니다^^원장님~ (02.19 19:45)
심영춘 : 착한 목사? 나쁜 목사에 대하여 생각하게 해주심을 감사합니다. 관점이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02.19 23:32)
전영욱 : 재미있는 원장 칼럼입니다. 아주 지혜로운 판단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재미있습니다. 이경준 원장님답습니다. (02.20 01:37)
황대연 : 그래서 차액을 돌려 받으셨는지, 아니면 자동차를 돌려주고 환불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교회 개척 초기에 중고승합차를 구입했는데, 겉모양이 깨끗하고, 딜러 역시 아무 이상없는 차라기에 그 말만 믿고 덜컥 구입했다가 한달 쯤 있다가 미션을 내리고, 구입가 이상으로 수리비를 지불한 경험이 있습니다. 딜러는 중고차라 감안하고 타야한다며, 나몰라라하고요... 참 개척교회때 마음도 상하고, 경제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던 기억인데, 내용증명 같은 것은 생각도 못했었네요. (사실, 지금도 이런 일이 있으면 뭐 밟은 셈치고 그냥 손해보고 맙니다. 그런데, 제가 나쁜 목사가 된 거네요... ^^;;) (02.20 02:52)
이경준 : 불쌍한 사람이라면 모르지만, 사기꾼에게 좋은 일하고, 가족이나 교회에 손해를 끼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내 성격에 맞지 않더라도) 어찌 해야 할지 깊이 생각해야 할 일입니다. (02.20 18:31)
이수관목사 : 분명히 상식적인 행동을 하셨는데, 그 분은 왜 착한 목사가 아니라고 얘기했는지 모르겠네요. ^^ 아마도.. 농담으로 한 얘기겠지요? ^^ (02.20 20:42)
이경태 : 목사가 착하다는 말을 듣는 것이 최고가 아니라 공의와 자비와 겸손의 삶이 최고임을 명심하도록 하겠습니다. ^^ (02.21 16:10)
이동근 : 통찰력있는 행동에 도전을 받습니다. 어떤 것이 착한 목사? 인지 생각하게 해 주어 감사합니다. (02.22 04:22)
오명교 : 진짜로 착한 목사님이십니다. 감사합니다. 어떻게 착한 목사가 되는지를 다시 새깁니다. (02.22 06:17)
심대복 : 루이스 책에서 읽은 "비이기적인 사람이 이기적인 사람보다 영적으로 더나쁘다" 했던 말이 떠오르네요 --- (02.24 18:35)
천석길 : 본래부터 착함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ㅎㅎ (02.24 22:39)
김영길 : 나쁜 짓을 했던 상대의 수준에 맞게 대응해 가시는 목사님은 "진짜 착한 사림"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몸된 재정을 바르게 활용하시려는 목사님의 노력에 깊은 감동을 받습니다. 그런데 그 나쁜 사람(?)에게서 돈을 돌려 받았나요?? 무척 궁금해 지네요~^^ (02.27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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