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같은 위임예배" <10.8.2021>
김인기 목사 2021-10-08 14:14:41 802


오늘은 좀 엉뚱한 이야기 한가지를 해 보려고 합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제가 들려드리는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 교회의 상황에만 적용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교회가 순결하고 거룩해야 한다는 그림 안에서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본 이야기이라서 나누게 되었습니다. 오래 전 제가 우리 교회에 부임하며 치루었던(?) 위임예배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제가 위임예배를 앞에 두고 이런 목회서신을 교회 앞에 써드렸습니다. 


"저 혼자만 기다렸는지 모르지만 드디어 곧 위임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위임 예배를 기도하며 기다린 이유는, 이 예배를 통해서 우리 교회와 각자 자신의 영적 상태를 점검하게 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과, 주님의 이름이 땅에 떨어지는 또 한번의 위임예배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부담감 때문에 기다렸습니다. 


감사한 것은 우리교회가 위임예배를 이미 여러번(?) 드렸고, 그 위임예배가 목사와 성도들이 하나님 앞에 제물되는 십자가의 체험없는 하나의 교회 행사로 치뤄질 때 어떤 열매를 거두는지 이미 경험했다는 사실입니다. 창고에는 지난번 목사님의 위임예배 때 참석자들에게 나누어 주었던 기념품이 몇상자나 쌓여 있어서 쓰레기로 나갈 날을 기다리고 있고, 그 위임예배 때 잔치며 선물이며 나누어 주고 받아가던 사람들과, 축하하네 기뻐하네 격려하던 이야기는 간 데 없고, 불과 몇년 지나지 않아 그 목사님이 사임하는 과정 속에 만들어진 양쪽 진영(?)의 갈등은 오늘도 우리 교회의 상처로 남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즐비한 화환이 놓여 있고, 예배도 못 드리면서 음식 준비하느라 부엌 일에 바쁘신 여선교회 임원들의 수고로 엄청나게 채려진 음식과, 문간에서 나눠주는 기념품과, 동네방네 광고해서 모여든 사람들이 벅적대는 위임행사(이름만 예배라고 붙였을 뿐임)에 만일 주님이 오셨다면 주님은 구석에 앉으셔서 눈물 흘리고 계셨을 것입니다. 목사로서 교회에서 하는 위임예배니, 임직예배니 많이 다녀 보았지만 이런 북적 거리는 행사(?)들이 과연 주님께서 보실 때 얼마나 마음 아프셨을까를 생각하면서 씁쓸한 발걸음을 옮겼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이제 김인기 목사의 위임예배를 드립니다. 제목은 김인기 목사의 위임예배지만 실제로는 저와 여러분이 예수님 앞에서 십자가를 앞에 두고 죽음과 부활을 서약하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 교회의 역사를 보면 이번 위임예배는 결코 기념품 주고 음식 많이 차려서 축하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우리 모두의 욕심과 종교적 명분과 죄성들이 죽는 장례식이라야 하고, 우리의 심령이 구약의 제물처럼 제단 앞에 쪼개지고 각으로 떠서 제물로 드려지는 심각한 장례식으로 드리게 될 것입니다. 교단과 노회에서 주관하기 때문에 예배라는 단어는 붙여야 하지만 그 내용은 우리가 죽어서 주님께 드려지는 제물이 되는 예배인 것입니다. 


이미 많은 목사와 교인들이 신앙인이라는 이름으로, 종교적 명분으로 아름다운 진리들을 왜곡시켰고, 교회의 바쁜 행사들과 회의들을 통해 정작 주인 되시는 주님이 빠져 버린, 그래서 주의 영광과 하나님의 능력을 부인하는 거짓된 경건의 모습을 심각하게 오용하는 문제가 자연스러워진 나머지, 진정한 하나님의 소수들이 존재조차 보이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기억하십시오. 심령에 예수의 피를 흘리며 주님의 눈물로 삶을 살아내는 의인 10명을 오늘도 주님이 찾으십니다. 이 귀한 부르심에 "주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 서약하는 예배가 바로 이번 위임예배입니다. 저에게 축하한다는 말 대신, '죄에 대해서는 죽고 의에 대해서는 살겠습니다.' 같은 인사를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오히려 주님 앞에 철저히 죽는 목사가 되어서, 예수님만을 나타내는 목사, 십자가의 피를 증거하는 목회, 그래서 영혼구원의 기쁨을 간증하며, 주님이 기뻐하시는 성도들의 삶이 모여있는 교회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할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온 시간이 얼마되지 않지만 우리 모두 하나님 앞에서 죽고, 부활의 영으로 다시 헌신하는 예배가 되어서 아직 이루어진 것은 없지만 이루어주실 아름다운 열매를 바라보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서신을 쓰고 있습니다. 오늘도 사탄 마귀는 예의, 전통, 관례의 이름으로 주님보다 나를 자랑하도록 유혹하고 있습니다. 이 위임예배를 통해서 우리 모두 죽는 장례식과 같은 위임예배를 잘 드려서 결국 예수 안에서 부활을 체험하는 거듭남의 체험이 충만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이 위임예배를 통해 주님만이 존귀함을 받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실제로 당일 예배 때 분위기는 좀 무거웠지만 과거의 목회자들이 사임하고 청빙하는 과정에서 가지게 된 여러 상처들이 치유되었고, 사람인 목회자의 위임 행사라는 초점이 사라지고 우리 각자의 주인이신 하나님 앞에 제물되어 헌신한다는 결단이 넘치는 위임 예배가 되어서 22년이 지난 오늘까지 잘 붙어 있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례식 같은 위임예배 잘 드린 것 같습니다.   


김진수 : 안디옥 교회에서 금식하고 기도하여(요즘하고 많이 다른 모습) 두 사람에게 안수하여 떠나 보냈던 것처럼, "장례식같은 위임예배"라는 말을 들으니 정신이 번쩍 듭니다. 좋은 정신을 보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10.08 18:30)
임관택 : '사즉생 생즉사' 이순신장군과 같은 결연한 마음을 갖게 합니다. 목회에 있어서 반드시 있어야 할 중요한 마음가짐이라 도전을 받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원장님~ (10.08 19:13)
이정우 : 목사위임예배가

1.위임예배의 주인공이 목사가 아니라 주님이시라는 점.
2.축하 받는 일보다는 헌신의 날이라는 점
3.목사 뿐만 아니라 성도들 역시 위임될 것이 있다는 점
을 깨달았습니다.

감사합니다. (10.08 19:41)
이경준 : 저도 위임예배를 드리지 않고 목회를 하고 있다가 개척 10년도 넘어서 노회에서 해야 한다고 하여 위임예배를 드렸습니다. 담임목사가 성도나 자세는 달라지더라고요. 그리고 은퇴식도, 이제는 더 넓은 세상을 대상으로 사역을 하라는 뜻으로 파송식을 했습니다. 진작 알았으면 저도 위임예배를 장례식처럼 드릴 것 그랬습니다. 귀한 것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10.08 20:01)
박성국 : 촛점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깨닫게되는 귀한글 감사합니다.큰 도전이 되었음을 고백합니다. 앞서걸어주신 걸음 잘 익히고 배워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0.08 20:05)
천석길 : 이임예배인줄 알았습니다.ㅎㅎ (10.09 02:45)
최유정 : 목사님 시원하고 비장함이 새겨 집니다. 산 제물,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단순하게 죽고 부활을 경험하는삶 이렇게 단순하게 하면 되는데 저희는 성경말씀을 너무 오염시켰습니다. 회개하고 오늘 예배는 장례식처럼드리고 새 생명 얻겠습니다. 목사님 칼럼은 저에겐 시원 사이다 입니다. 목사님 건강하세요. (10.09 16:30)
김영길 : 속 시원한 사이다같은 말씀으로 시대적인 아픔들을 잘 정리해 주시고 선명한 출구까지 보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10.10 06:49)
최지원 : 제가 이 자리에 서 있는 이유 역시 다시금 마음에 새겨보게 됩니다. (10.11 06:48)
이수관목사 : 멋진 위임예배 잘 드리셨네요.. 아마도 그 위임예배가 교회가 새롭게 되는 첫걸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10.11 15:36)
최영호 : 우리 모두의 욕심과 종교적 명분과 죄성들이 죽는 장례식이라야 하고, 우리의 심령이 구약의 제물처럼 제단 앞에 쪼개지고 각으로 떠서 제물로 드려지는 심각한 장례식으로 드리게 될 것입니다... 저 역시 목사님의 말씀에 인정하게 됩니다. "나는 죽었습니다. 제가 주인이 아니고 예수님이 저의 주인이십니다." 날마다 목사의 자리가 십자가와 부활의 자리임을 상기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0.18 04:11)
계강현 : 주님 앞에 철저히 죽는 목사가 되어서, 예수님만을 나타내는 목사, 십자가의 피를 증거하는 목회, 그래서 영혼구원의 기쁨을 간증하며, 주님이 기뻐하시는 성도들의 삶이 모여있는 교회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할 것입니다. 구구절절이 가슴을 찌르는 고백이네요. 감사합니다.^^ (10.21 16:16)
이경석 : 귀한 깨달음의 말씀에 감사합니다. 늘 쳐서 복종하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11.05 05:36)
김정균 : 목사님 말씀에 깊은 공감을 합니다. 박사학위 취득감사예배라는 글귀를 본적이 있었는데, 참 뭐라 형용할 수 없는...예배자가 붙었으니 예배를 드리나보다 싶지만 저게 예배인가 자랑이지~~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위임예배야말로 위임받는 목회자뿐 아니라 위임을 결정한 교회 전체가 십자가에서 죽고 주님만 높이겠습니다라는 신앙고백이 되어야 함을 깊이 되새깁니다. 이 정신으로 위임을 바라보고 성도들에게도 안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귀한 가르침에 감사합니다. (11.0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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