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의 현장에서 자녀를 우선시 해야 하는가?" <9.1.2023>
이수관목사 2023-09-04 10:25:22 548

 

얼마전에 딸아이를 시집 보내고 난 후에 쓴 글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공감을 보내 주셨습니다특별히 내가 해 준 것이 하나도 없는데 아이가 잘 커주고 좋은 신앙인으로 자라 주었다는 간증에 많은 분들이 당신들도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하셔서 함께 감사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그 길을 지나온 사람들은 그렇게 감사를 하나님께 돌리면 되지만 목회를 하면서 아이들을 양육해야 하는 후배 목회자들에게는 목회를 열심히 했더니 하나님께서 키워 주셨다는 식의 단순한 얘기보다는 좀 더 분명한 가이드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몇 마디 덧 붙입니다

 

요즈음 젊은 목회자들에게 잘 듣는 말은 사역보다는 가정이 먼저라는 얘기입니다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아마도 가정을 돌보지 않고자녀들을 방치하고 사역에만 몰두하다가 자녀들이 빗나가는 예가 많았던 우리의 선배들의 태도에 반대하는 경향에서 기인할 것입니다또 하나는 요즈음 서구의 목회자들은 정시에 출근하고 정시에 최근하고 남는 시간을 취미생활과 함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거의 직장인처럼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고그들은 틈만 나면 가족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하곤 하는데 그 영향도 무시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그래도 목회자의 입에서 사역보다는 가정이 먼저라는 말이 나와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예수님은 분명히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은 사역이 가족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10:37). 교회가 위기에 처하면 결국 목숨을 내 걸어야 하는 사람이 목회자인데 어떻게 가정이 먼저라는 말을 할 수 가 있겠습니까만약 우리 선배들이 그런 말을 했다면 어떻게 주기철 목사님이라든지 본 훼퍼 목사님같은 분들이 나올 수 있었겠습니까기독교의 능력은 희생에서 나오고그 희생가운데 중요한 하나는 가족과 자녀의 희생이라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그렇다고 무조건 가족과 자녀들을 뒷전으로 두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위기의 상황이 아닌데도또 내가 목회로 시간을 100% 사용하지 않으면서그래서 내 취미생활을 다 하고 있으면서도 자녀들을 뒷전에 두고 있다면 그건 희생이 아니라 반대로 나태인 것이겠지요따라서 사역과 가정 가운데 어떤 것이 먼저냐고 물으면 그건 어리석은 질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따라서 우리는 현명하게 시간을 사용하면서 가족과 자녀들을 돌보아야 할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딸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싱글 목장을 하면서동시에 저는 신학대학원을 진학했고그 무렵 아내의 눈이 멀기 시작했기 때문에 아이는 거의 뒷전이었습니다그런 와중에 아이가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그러다 아이가 중학교 3학년이 되던 시절부터 제가 정신을 차리는 계기가 있었습니다그 무렵에 저는 우리 교회에서 가르칠 중고등부 부모의 삶을 개발하고 있었는데그 때 자녀교육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읽으며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았고아이는 어느때 보다도 틴에이져의 길목에 있는 지금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은 딸아이와는 짬이 날 때마다 데이트를 했습니다그 나이의 여자아이는 이성인 아빠와 단둘이 가지는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입니다가끔 했던 것 가운데 하나는 점심 시간에 햄버거 두개를 사 들고 가서 아이 학교 식당 앞에서 기다립니다친구들과 점심을 먹으러 나오던 아이는 저를 발견하면 너무 좋아하면서 친구들에게 간단한 양해를 구하고 뛰어와 주었습니다그렇게 식당에 앉아서 함께 먹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으면 아이의 친구들이 와서 인사를 하고 가는데 부러워하는 눈치였습니다.

 

또 삶공부가 끝이 나서 화요일 저녁에 공백이 생기거나 하면 아이와 둘이서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PG-13을 골라서 보다가 야한 장면이 나올 때는 손바닥으로 화면을 가리고는 그 손바닥 안에 함께 숨어서 서로 마주보고 장난스럽게 같이 웃었습니다영화가 끝나면 극장 앞에 있는 핫 윙 집에 가서 학교에서 지내는 얘기도 듣고친구들 얘기도 듣고요즈음 마음이 가는 남자 아이들 얘기도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한번은 책을 한권 사 주고 같이 한 챕터 씩 읽자고 했습니다당시 청소년 여자 아이가 알아야 할 것들이었습니다성에 관한 얘기도 나오는 내용이었지만 힘들지 않게 함께 읽을 수 있었고 내가 얘기해 줄 수 있는 선에서 얘기 해 주었습니다물론 시간이 쪼들려서 결국 책을 끝까지 같이 읽지는 못했지만 이런 시간들은 가족을 중요하게 여기도록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왜냐하면 아이들은특히 딸은 아빠와의 작은 추억을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런 노력 때문이었는지아이는 대학을 진학하느라 타도시에 가 있을 때도 방학이 되거나휴일이 있거나 해도 늘 친구보다는 가족이 우선이었습니다남자친구가 그곳에 있었을 때에도 휴일은 가족과 함께 지내야 한다며 바로 내려와 주었고결혼하기 직전까지도 가족 여행을 우선시 했습니다지금 돌아보면 많은 시간을 내 준 것은 아니었습니다그럴 시간도 없었구요하지만 기억에 남는 시간을 보내 주었던 것 같습니다따라서 목회에 전념을 하더라도자녀를 우선시 하지 않더라도작은 시간을 쓰더라도 충분히 그들을 돌볼 수 있을 것입니다우리가 현명하게만 시간을 쓴다면 말입니다

 

구정오 : 원장님 감사합니다.
저도 하나님의 특별한 부르심이 있을 때 가정의 희생은 결국 희생이 아니라 자녀들이 자립적인 믿음의 삶을 살고 부모의 희생과 순종과 섬김의 삶을 보고 배우는 것을 목자들과 선교사들을 통해서 목도하고 있습니다.
자녀를 우선시한다던지 요행이나 나태가 문제임을 정확히 터치해주시고 경험에 근거하여 바쁜 사역중에도 나은자매님을 지혜롭게 양육한 실제적인 것들을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9.04 15:16)
이경준 : 이수관 목사님 말씀에 덧붙여 의견을 나눕니다. 가정을 우선시한다는 말이 꼭 가정을 위해서 시간을 많이 쓴다는 말은 아닐 것입니다. 배우자나 자녀가 나를 꼭 필요로 하는 중요한 시간에 같이 있어주고, 내가 그들을 귀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지 못할 때에는 진정으로 미안함을 표현하거나 양해를 구하지 아니하고, 자기 생각대로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09.04 17:08)
이정범 : 참으로 따스한 목사님의 진심어린 노력을 느낄 수 있는 귀한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늘 나의 시간을 쪼개어야만 하는 가정에서의 섬김이 쉽지 않지만, 때때로 하나님의 위로와 복임을 또한 느낍니다. 아이들의 성장의 결과는 모두 재각각 다를 지라도, 그 과정에서는 하나님의 공의로우심을 믿고 나갈 뿐입니다. 늘, 부족하고 죄인과 같은 걸음이지만, 그래도 하나님께서 나의 하나님이시기에 믿고 걸어갈 뿐입니다.
목사님..결혼식을 치루시느라 고생했을 것인데, 기도합니다.
목사님과 살아온 날보다 새로운 가정에서 살아갈 수많은 시간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부모님의 은혜와 사랑을 더 깊이 깨달아가는 시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샬롬*^^* (09.04 17:33)
조근호 : 이수관 원장님! 목회자로서 사역과 가정(특히 자녀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본인의 사례를 통해서 말씀해주시니 참 좋습니다. 이 지침을 읽으시는 많은 목회자들과 사모님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ㅎ (09.04 18:57)
박상민 : 맞습니다. 큰 도움이 되는 글 입니다. 아쉽게도 딸은 출가를 했고 아들도 곧 베필을 만나야 하는 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잘 하기를 기도하며 원장님의 메시지 감사합니다. (09.05 06:40)
송장헌 : 이수관 원장님의 글에 동감을 하면서 제 자신을 돌아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둘째 아들로부터 중학교 때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 아빠는 우리 보다 카작 민족을 더 사랑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민족이 미워요".그런던 아이가 커서 결혼도 하였습니다. 이제는 아빠의 사역을 이해하고 지원하는 최고의 동역자가 되었습니다. 제가 아들에게 해준것은 양으로 못하니 질로써 시간을 보내고 부자 간의 사랑을 나누었는데...... 이것이 고마웠다고 고백하는 말을 아들의 입으로 들었습니다. 자식에게 존경과 사랑의 고백을 듣는 것이 참 감사했습니다. 저는 아들에게 해준 것이 너무 없어서 미안한데 말입니다. (09.05 11:19)
신규갑 : 자녀들이 대학졸업을 하고 직장을 구하고 이제곧 새가정을 준비하는 만남들이 이어지는데 칼럼을 읽으면서 자녀들에게 목회를 핑계대로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게 무척 아쉽고 미안한 마음입니다. 이수관 목사님의 말씀과 이경준 목사님의 댓글말씀이 참으로 공감이 되고 유익합니다 ~ 감사합니다 ~ (09.06 17:40)
이정우 : 국제가사원장님, 한국 가사원장님..
두 분의 가정에 대한 중심이 소중한 인사이트를 줍니다. 감사합니다. (09.08 00:21)
김영우 : 감사합니다. 젊은 목사에게 목회와 가정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알게해주셔서 시간을 허비하지도 않고 목회에 전념하는 개념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PK로 자랐기 때문에 목회의 방향성에서 말씀하신 것 처럼 가정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오판을 하고 있었습니다. 성경적인 목회관을 가르쳐 주셔서 감사하고, 실수 하지 않고 목회에 전념하며 가정에 충실해 모범이 되는 가정을 만들고 싶습니다. (09.13 06:01)
송영민 : 목회자의 입에서 사역보다는 가정이 먼저라는 말씀 잘 명심하겠습니다. (09.21 00:11)
김정균 : 삶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배웁니다. 이런 시간을 더 가져야 할텐데...벌써 아이들이 훌쩍 커버렸네요. (09.2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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